김애란 『안녕이라 그랬어』 : 일상의 균열에서 피어나는 위로
서점에서 김애란의 신작 『안녕이라 그랬어』를 발견했을 때, 제목부터 묘한 여운이 있었다. "안녕이라 그랬어"—이별도 인사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말. 김애란 특유의 일상어를 문학적 언어로 승화시키는 능력이 제목에서부터 느껴졌다.김애란 문학의 새로운 전환점김애란 작가를 떠올리면 『달려라, 아비』의 생동감 넘치는 서사나 「바깥은 여름」의 세밀한 일상 묘사가 먼저 생각난다. 그동안 그의 소설들은 주로 개인의 내밀한 상처와 성장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안녕이라 그랬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관계의 끝과 시작 사이의 미묘한 감정들을 포착한다. 기존 작품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어떻게 헤어질 것인가"에 대한 성찰에 가깝다. 특히 『달려라, 아비』에서 보여준 역동적인..